우리나라 지도를 응용하여 조성하였다고도 하는 연못은 부정형의 곡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연못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조선시대 전통 조경기법인 못을 네모나게 만들고 그 가운데 둥근 인공 섬을 만드는 천원지방사상(天圓地方思想-땅은 네모나고 하늘은 둥글다는 사상)을 도입하지 않고 어느 지점에서 보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경주 안압지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정원의 유선형으로 굽이치는 연못과 별당건물 주변의 멋드러진 소나무와 기암괴석들이 분위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측백나무는 지금은 흔한 나무지만 100년 전만 해도 매우 귀한 수종이었습니다. 중국에서는 공자묘를 비롯해 황제의 능에 심는 성수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명나라 황제 묘역에서 어린 나무 2그루를 가져와 심은 것입니다.
그런데 ‘껍질이 부인병에 특효가 있다.’ ‘아이 못 낳는 여인은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등 약효가 잘 못 알려지면서 원근의 아낙네들이 깊은 밤 몰래 담을 넘고 뛰어 들어와 가지를 꺾어 가는 등 많은 수난을 당했습니다.
산운마을의 돌담을 거니는 일은 아늑합니다. 돌담은 내 집과 남의 집을, 골목길과 집을 분리하는 장치가 아니라 걷는 이에게 정겨움을 더해주는 도구 입니다.
거만하게 솟은 담이 아니라 걷는 이의 온몸을 포근하게 감싸줍니다.
산운마을이 여타의 종가와 다른 점이라면 종손 한사람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고 종친회를 중심으로 협동하여 제사를 치른다는 점입니다. 종가의 유지와 발전이 종손의 경제적인 부담과 실제생활과의 괴리라는 측면에서 걸림돌로 비쳐질 수도 있는데 저희 산운마을 사람들은 그 해결책으로 책임을 나누어지는 방향에서 찾고 있습니다.
소우당은 건물을 어떻게 올리고 배치를 어떻게 하고 하는 것보다 거주하는 이를 배려한 공간 운영입니다.
안채의 한쪽 방에 앉아 뒷마당 쪽의 문을 열면 금성산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돌하나 하나 까지 풍수지리에 따라 놓아 집안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였으며, 집안의 딸과 며느리들이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졌습니다.